디자이너에서 마케터로- 커리어 전환은 아웃바운더에서
오현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강진군 · 로컬턴 7기·마케팅 경험
누가 봐야하나요?
- • 하고 싶은 일은 찾았는데, 그 일을 해볼 경험을 어디서 쌓아야 할지 모르겠다면
- • "경험이 없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뭐라도 해보고 싶은데, 진짜 실무를 시켜주는 곳이 없다면
- • 내 아이디어를 기획부터 실제 판매까지, 끝까지 책임지고 완성해보고 싶다면
3줄 요약
패션 디자이너에서 마케터로 직무를 전환했지만, 적성을 증명할 '실무 경험'이 부족해 막막했던 현주님의 이야기예요. 아웃바운더 강진 로컬턴에 참여해 야간 관광상품 '밤의 다원'을 직접 기획하고, 고객 대면부터 시장 검증까지 마케팅의 A to Z를 완수했어요. 스스로 한계를 돌파해 낸 진짜 로컬 실무 경험을 통해, 마케터로서의 확실한 포트폴리오와 자신감을 얻은 생생한 커리어 전환기를 담았어요.
본문
"막상 일하며 직무를 경험해 보니, 제가 더 관심 있고 잘할 것 같은 일은 마케터가 하고 있더라고요."
2026년 아웃바운더 로컬턴 7기, 현주님의 커리어 전환 이야기 중
진로가 정해진 다음에야 진짜 좋아하는 일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주님이 그랬습니다.
의류학을 전공하고 자연스럽게 패션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일을 하며 직무를 들여다볼수록 자신이 더 흥미를 느끼는 자리는 마케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직무 전환을 결심한 현주님은 다른 패션 회사 홍보실에서 마케팅 인턴으로 실무를 처음 배웠습니다.
책과 유료 강의, 피그마까지 익히며, 마케팅이 예쁜 사진으로 '좋아요'를 받는 일이 아니라 카피라이팅·기획·데이터 분석까지 요구하는 일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적성은 찾았지만, 그 적성을 증명할 경력이 없었던 겁니다.
인턴에게는 좀처럼 중요한 업무가 맡겨지지 않았고, 결국 현주님은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잘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고민하며 이곳저곳 지원서를 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비슷했다고 해요. 마케터로 일하기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방향은 정해졌는데, 그 방향으로 걸어갈 길은 보이지 않던 시간이었다고 현주님은 회상합니다.
아웃바운더, 내가 만든 아이디어를 실제 고객에게 팔아보는 마케터의 AtoZ 과정
우연히 현주님은 아웃바운더 로컬턴 IN 강진 공고를 봤습니다.
강진군 병영면에서 본인의 아이디어로 야간 관광상품을 기획·개발해 시장 성과까지 확인해보는 로컬 인턴십이었습니다.
제 힘으로 기획한 아이디어를 끝까지 실현해보면 큰 자산이 되겠다는 생각에 지원을 결심했습니다.
(강진군 병영면은 마을주민들이 마을호텔을 운영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곳이에요.
볼거리 먹을거리 매력이 가득하지만 밤에 즐길 수 있는 관광콘텐츠를 더 개발하려고 이번 로컬턴을 비커넥트랩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벌써 강진에서만 세 번째 아웃바운더가 진행된 셈입니다.)
현주님이 함께했던 아웃바운더 로컬턴 IN 강진! 지역의 미해결 과업을 본인의 아이디어로 해결해 보는 과정. 타 인턴십과 달리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한다 ⓒ비커넥트랩
"마케팅 면접을 보러 다니며 느낀 건데, 회사는 이론을 아는지보다 실제로 그 업무를 해봤는지,
어떻게 풀어냈는지 실제 경험을 훨씬 많이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주님이 강진 병영에서 기획한 프로젝트는 엄마와 딸이 함께 여행하며 밤의 즐기는 대화 키트, '밤의 다원'입니다.
당시 '엄미새(엄마에 미친 사람)'라는 말이 트렌드로 떠오르던 시기라, 모녀 여행에 분명 수요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해요.
소재로 차(茶)를 고른 이유도 명확했다고 합니다. 밤에 마셔도 부담이 적은 차는 병영의 특산물을 대표하는 귀리와 연근을 담아내기에 좋았고,
조선시대가 그대로 남아있는 듯한 병영 고유의 차분하고 맑은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현주님이 기획한 밤의 다원 소개자료 중 일부 발췌 및 조선시대를 간직한 병영성을 직접 둘러보던 순간들 ⓒ비커넥트랩
현주님의 목표는 명확했습니다. 타깃의 공감을 얻고, 실제 수요가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
처음엔 온라인으로만 접근했다고 해요. 인스타그램 광고를 돌리고 설문 참여를 유도했고,
'엄미새'를 주제로 글을 쓴 유저들에게 직접 DM과 간이 키트를 보내 의견을 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대기자 13명을 확보했지만, 이 관광상품을 정말 사람들이 즐겁게 즐기고 좋아할까?- 확신은 서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고객을 직접 만나기로 결심합니다.
로컬에서만 가능한 실무 커리어, 진짜 경험에서만 가능한 자신감
고민은 시간만 늦출 뿐!
현주님은 다른 참가자가 자신의 기획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 모녀 참가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합류하여 고객 대면과 실증을 추진했습니다.
장날에만 열리는 목욕탕을 섭외- 실제로 저녁 식사 이후 도란도란 프로그램을 실증하던 순간의 기록 ⓒ비커넥트랩
"온라인 설문 반응과 눈앞에 앉은 고객의 반응은 정말 다릅니다.
모녀를 고객으로 직접 만나 제가 기획한 아이디어를 구현해 보니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가 보였어요."
현주님은 그때 그 자리가 잊지 못할 순간이라는 걸 느꼈다고 합니다.
"당신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장면 하나"라는 질문에 어머님은 '쓰다듬기'라고 적었습니다.
어렸을 때 사랑을 많이 받지 못해 딸에게는 자주 쓰다듬어줬다는 대답에, 엄마와 계속 같이 살아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던 딸은 조금 뭉클해졌습니다.
마케터로서 자신이 하고자 했던 것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최우수상으로 꼽힌 밤의 다원. 현장에서는 앞으로 현실적인 운영을 위한 주민분들의 피드백도 길게 이어졌다 ⓒ비커넥트랩
그리고 그렇게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현주님의 아이디어는 로컬턴의 성장공유회 최우수상을 수상했습니다.
내가 직접 해봤다고,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저런 상황에서는 저렇게- 한계를 풀어나갔고,
그렇게 현장 경험들이 시장 성과를 내는 돌파구가 되어주었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해진 거죠.
🗣️ 선배의 한 줄 팁
2주간 실제 주민처럼 살면서 그들의 입장에서 기획해보니, 그럴듯한 기획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 팔리고 사랑받을 상품을 만드는 데까지 갈 수 있었어요. 로컬에서만 가능한 진짜 실무 커리어였다고 생각해요.
+ 짧은 여담 '밤의 다원'은 강진 인턴십을 마친 뒤에도 계속 다듬어져,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할 수 있는 형태로 준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강진에서 완성한 '엄마와 함께하는 밤의 다원'은 지금도 현주님의 손끝에서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차 한 잔을 매개로 시작된 이 작은 기획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