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험만큼 확실한 스펙은 없으니까, 아웃바운더
[아웃바운더 X 로컬턴 IN 강진] 아웃바운더 김연우 님을 만나다
김연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강진군 · 로컬턴 7기·관광 상품 기획 경험
3줄 요약
❶ 정해진 진로 대신 나만의 답을 찾기 위해 강진 로컬턴으로 떠났어요. ❷ '동삼인 마을 사진 산책'을 직접 기획하며 생생한 현장을 경험했어요. ❸ 이를 대학 산학협력 모델로 발전시키며 로컬에서의 새로운 기회를 발견했어요.
본문
남들이 부러워할 고스펙,
하지만 정말 그 길만이
정답일까?
서울대학교 주전공 인류학에 복수전공은 사회복지학. 교내 학회 IMPACS(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성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임팩트 비즈니스 학회) 활동과 국내외 멘토링, 그리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거쳐, 필리핀에서 코이카 사업수행기관 NGO(비정부기구, Non-governmental organization)에서 YP(영프로페셔널, Young professional) 인턴으로 활동한 이력까지.
아웃바운더로 만난 김연우 님은 정말 열심히 살아온, 소위 말하는 스펙과 경험이 촘촘하게 쌓인, 그래서 자신에 대한 적성과 진로에 대해서 직진해 왔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대기업 입사와 고시를 향해 달려가는 주변 분위기 속에서 정작 연우님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는 했다고 합니다.
이런 길만이 정답일까? 어쩌면 다른 길도 있는 것 아닐까.
다들 한 방향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보며, 그것이 그녀 자신에게도 가장 꼭 맞는 정답인지 알고 싶었던 거죠.
비커넥트랩의 눈에 비친 연우님은 삶에 대한 진지함이 반짝거리며 빛나는 '청개구리' 같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스스로 확신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건
현장에서 무언가를직접 할 때였어요.
산뜻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특유의 반골 기질을 빛낸 연우님이 택한 답이 바로 <아웃바운더 7기 로컬턴 IN 강진>이었습니다.
그렇게 익숙한 서울을 떠나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으로 향하게 된 거죠.
경영수업 속
용어와 개념,
현장 속에서
진짜 내 경험이 되다
강진에서 연우님이 만든 프로젝트는 '동삼인 마을 사진 산책'입니다.
동삼인 마을은 강진군 병영면에 위치한 조그마한 마을로, 당연히 유명 관광지 목록에는 없는 마을입니다.
야간 자율방범대 활동으로 마을을 돌던 어느 날, 아기자기한 벽화와 무지개다리가 유독 눈에 들어왔습니다.
왜 이런 곳이 관광명소로 소개되지 않았을까?
물음표는 곧 기획이 됐습니다. 동삼인 마을 바로 옆 소문난 맛집 '설성식당'에는 손님이 몰렸지만,
식사가 끝나면 바로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는 방문객이 마을을 30분만 둘러봤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특히 설성식당에는 연우님의 부모님 또래의 부부 방문객이 많았는데, 서로 사진을 찍거나 소화를 시킬 틈도 없이 식사 후에 바로 떠나는 모습에 '소화를 시킬 겸 예쁜 마을을 산책하며,
부부의 예쁜 일상을 담아주는 사진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 것이죠.
'동삼인 마을 사진 산책' 프로젝트의 무대가 된 마을의 모습
주변 카페와 식당에 홍보지를 붙이고 실제 시장 내 수요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수요가 있다면 마을 분들이 직접 운영하기에도 어렵지 않은 관광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설성식당에서 점심·저녁 영업시간 내내 상주하며
손님들에게 프로모션을 진행해 봤습니다. 대기 중인 손님들에게 직접 말을 걸고, 네이버 폼으로 예약할 수 있음을 안내하자 정말 손님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영대학교 수업에서만 배우던 이론이 '아 이런 거였구나!'하고 정확하게 깨우치기도 했다고 해요.
경영 수업은 들어본 적이 없어 낯선 용어들이었는데, 반복 설명을 들으며
고객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효율적으로 소규모 실증하는과정을 전부 해본 셈이 됐어요!
'고객 페르소나'는 결국 설성식당에서 웨이팅을 기다리던 손님 한 명 한 명이었습니다.
누가 이 산책을 좋아할지, 얼마를 낼 의향이 있을지를 책상이 아니라 얼굴을 보고 직접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배운 방법은 아이디어의 크기를 현실에 맞게 줄이는 데도 쓰였습니다.
실제 '동삼인 마을 사진산책' 홍보 이미지
관광콘텐츠가 활동주제라서 병영성을 활용하거나 마라톤을 여는 것처럼,
실현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들을 먼저 생각했었어요.
그러나 현장을 만나고 비로소 현실인 규모로 기획을 수정할 수 있었답니다.
연우님은 아웃바운더로서의 경험은 다른 대외 활동과는 확실히 다른 경험을 안겨준다고 회상했습니다.
정해진 틀 없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답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현장을 오롯이 활용하고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습니다.
보통 정해진 일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웃바운더는 각자의 역량을 살려 스스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답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웠어요.
강진군 병영면에서 2주간 머물렀던 연우님
정답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 있다는 믿음
연우님은 아웃바운더 이전에도 '현장'의 직접 경험이 주는 힘을 깨우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필리핀 루손섬의 남서쪽에 살고 있는 망얀족의 산모 지원사업 현장 경험입니다. 망얀족은 8개의 원주민 부족을 묶어 이르는 명칭으로,
그 수가 많지 않은 소수민족입니다. 연우님은 지원형장에서 쌀 몇 킬로를 받기 위해서 산을 두 시간씩 타는 과정을 감행하는 망얀족을 보며
머리로만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을 느꼈다고 합니다.
코이카 사업수행기관 NGO의 YP 인턴으로 다녀온 필리핀 현장
바로 보조금이 그 자체로는 훌륭한 지원이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보조금이 갖는 구조적 한계와 어려움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지만 사실 현장에서 보기 전엔 피부로 닿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었죠.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는 것은 보조금이 필요 없어지는 상태에 이르를 수 있는 무언가-라는 깨달음은 연우님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에서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고, 이를 시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직접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IMPACS 학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진로로 이어지게 된 거죠.
현장에서
자기만의 해답을 찾는
경험이
더 필요하기에
강진에서의 2주 활동이 끝나갈 무렵, 연우님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강진처럼 도시재생으로 유명한 지역일수록 청년들이 종종 오고 갑니다.
그때마다 마을 주민들은 새로 온 청년에게 마을을 설명해줘야 하고 그 관계는 대부분 청년이 떠나면 함께 끝나곤 했습니다.
그 아쉬움은 다른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좋은 경험을 나 혼자로 끝낼 게 아니라, 다음 사람도 겪게 할 수는 없을까.
그러려면 자신이 먼저 전 과정을 다시 겪어보고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보완되면 좋을지 다음 기수에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 모델을 저희 학교의 성공 사례로 만들어서,
다른 대학으로도 확산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이 부분은 아웃바운더를 운영하는 비커넥트랩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안을 준비 중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통했던 걸 아는 순간 논의는 빠르게 이어졌습니다.
연우님이 속한 IMPACS 학회와 비커넥트랩은 이 과정을 정식 협력 모델로 만들기로 했고, 연우님이 몸담은 학회와 정식으로 MOU를 체결했습니다.
그 협력 모델의 첫 시즌이 바로 다음 아웃바운더 로컬턴의 새로운 무대인 남해입니다.
"같이 뭔가 해볼 수 있을까요?"라는 제안이 산학협력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아웃바운더 후, 가장 큰 변화는 '로컬 창업'에 관심이 생겼다는 거예요.
강진에서 지내보니 지역 자원은 풍부한데 이걸 조합해서 새롭게 만들어내는 사람이 적다는 걸 느꼈어요.
현장, 나만의 해답, 그리고 다시 어떤 현장... 정답이라 믿어온 길 바깥에도 답이 있는지 확인하러 갔던 걸음은 더 큰 기회와 도전으로 연우님에게 새로운 문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강진에서의 2주를 돌아보며, 연우님은 다음 협력을 향한 기대를 이야기했다.
끝으로 연우님은 아웃바운더라는 이름을 저희가 붙이면서 담았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나게 해 준 분입니다.
내 주변에서만 기회를 찾지 말고, 바운더리 밖으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해보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아웃바운더'라는 이름이 탄생했거든요.
눈앞의 컴퓨터 화면, 내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식들, 내가 경험해 온 것들... 그 밖을 넘어서는 걸음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던,
그러나 내 인생에서 꼭 필요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시도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보여준 연우님께 감사함과 응원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