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처음엔 방향이 없었어요" 이럴 땐 어떡하죠? ㅡ 혜영 선배에게 물어봤다

구혜영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강진군 · 로컬턴 4기 · 현장PM

#진짜 실무#주도적 경험#자기효능감

누가 봐야하나요?

  • 이것저것 경험은 쌓아왔는데, 정작 실무를 제대로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면
  • 체험형 프로그램 몇 번 해봤는데, "그래서 뭘 했는데요?"라는 질문에 늘 말문이 막혔다면
  • 아직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기엔 불안하다면

3줄 요약

화려한 스펙 뒤에 '진짜 원하는 것'을 몰라 방황하던 혜영님이 강진 로컬턴의 현장 PM으로 합류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이야기예요. 누군가 지시하는 정해진 업무 대신, 마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를 직접 발로 뛰며 협조를 구하고 과업을 수주해 성과 발표까지 이끄는 '진짜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마침내 막연한 불안감을 넘어 자신만의 강점과 자기효능감을 확실하게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본문

"저도 그랬어요, 인턴 아니라 '금턴'을 준비하며 갖은 스펙을 쌓는 거죠."

 2026년 아웃바운더 로컬턴 4기, 혜영님의 경험 이야기 중 


대학교 4학년 막학기를 떠올려 보면 지금도 눈이 질끈 감깁니다. 그 막막함은 일을 시작한 지 N년차가 된 지금도 생생해요.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 [지원 동기]! 물론 요즘은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스스로는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정말 원하는 삶과 꿈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혜영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복수전공, 컨설팅 학회, 창업 프로그램, 인턴십까지 — 스펙은 빼곡했지만, 정작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은지'는 채워지지 않았다고 해요. 
미리 말씀드리면, 이 글은 취업을 약속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혜영님처럼 이미 부지런히 움직여온 사람이라면, 로컬이라는 낯선 무대에서 자기 효능감을 직접 확인하는 경험.
그리고 그 경험이 열어주는 다음 걸음은 약속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길을 찾는 후배의 마음으로, 선배에게 가장 묻고 싶었을 질문들을 혜영님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Q. 저는 아직 제가 뭘 원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이런 사람도 아웃바운더 로컬턴에 지원해도 될까요? 

"저도 그랬어요. 인턴이 아니라 '금턴'이라고 하잖아요. 경쟁이 워낙 심하니 갖은 스펙을 쌓다 보면, 원래 원하던 삶이 뭐였는지, 꿈이 뭐였는지도 헷갈려요. 처음엔 호주 워킹홀리데이도 생각했어요. 영어라도 늘지 않을까, 다른 나라 가면 뭔가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근데 어차피 돌아와서 마주해야 하는 건 결국 한국에서의 현실이더라고요. 그래서 대신 향한 곳이 강진군 병영면이었어요. 혼자서 그곳을 누비고 문을 두드리다가 아웃바운더를 찾아왔죠. 아웃바운더 로컬턴 속에서 좋아하는 걸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는 걸 알았어요. 늘 지원동기에 쓸 한 줄이 부족하다 느꼈는데, 이제 제가 좋아하는 걸 찾게 됐으니 그게 제일 큰 수확인 것 같아요."


Q. 경험은 쌓고 있는데 이게 역량인지, 스펙이 되긴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인턴을 해도 실무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혜영님은 어떤 실무 경험을 쌓으셨나요?

"정확히 제가 그 케이스였어요. 제가 맡은 건 현장PM이었어요. 마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 사이를 발로 뛰며 협조를 구하고, 과업을 수주하고, 성과 발표까지 준비하는 역할이었죠. 누군가의 업무 지시 없이 목표와 상황만 주어지는 환경이라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여야 했고, 그 과정에서 제 장점이 빛나는 순간을 스스로 발견했어요. 누가 다 정해주는 게 아니라 제가 직접 뛰어야 했으니까, 그게 진짜 실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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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유명한 맛집 '설성식당' 앞에서 관광기획에 필요한 시장 수요 조사를 하고 있는 혜영님


Q. "이런 체험형 프로그램은 몇 번 참여해봤는데, '그래서 뭘 했는데요?'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더라고요. 로컬턴에서는 어떤 걸 남길 수 있을까요? 

"아웃바운더가 특별한 이유는 지역민과 함께 과업을 결정하고, 실제 그 일을 같이 고민하고 해낸다는 점이에요.
성과공유회에서는 아웃바운더상도 받았고요. 그리고 끝이 아니었어요. 저는 지금도 비커넥트랩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계속 관계를 이어가고 있거든요. '뭘 했는데요?'라고 물으면, 이제는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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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과 아웃바운더 로컬턴 참여자들이 모여 함께 성과를 공유하는 혜영님의 모습


Q. 짧은 기간 참여하는 게 지역에 정말 도움이 될까요, 그냥 스쳐가는 건 아닐까 걱정돼요.

"그 마음, 사실 지역민분들도 똑같이 갖고 계셨어요. '외부 청년들이 짧은 기간 있다가 정말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이요. 저도 처음엔 그게 계속 걸렸는데, 이웃주민분들과 계속 이야기하면서 알게 됐어요. 한 달 살기나 여행, 힐링처럼 머물다 가는 게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요."


Q. 서울에서 일하는 거랑 지역에서 일하는 거, 실제로 뭐가 제일 다르던가요?

 "서울에서는 일과 삶을 나눠서 생각했어요. 근데 강진에서 만난 농민분들은 새벽엔 밭에 나가고, 낮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또 다른 일을 하시더라고요. 사업도 하고, 재밌는 프로젝트에도 시동을 걸어보시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일과 삶이 하나로 이어지는 방식을 배웠어요. 서울에서는 결국 내 일이 아니잖아요. 이직이나 퇴사가 자연스럽지만, 로컬에 사는 분들은 어떻게든 이 일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한테 이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놀러 오는 마음이면 추천 안 해요. 대신 기회를 간절히 찾는 사람, 아직 준비는 부족해도 배울 마음만큼은 단단한 사람이라면 꼭 해보세요. 서울에서 내 쓸모를 찾지만 방법이 없다고 낙담하는 청년들이 많잖아요. 아웃바운더는 달라요.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구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인트로에서 "취업은 약속할 수 없지만, 자기 효능감과 다음 걸음은 약속한다"고 말씀드렸었죠. 
혜영님은 "지금까지 이런 인턴은 없었다"며, 스스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문제 해결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던 기회였다고 돌아봅니다. 
진정한 자신만의 방향을 찾는다는 건 어쩌면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도권에 과반 이상 몰려있는 청년들이 언젠가는 혜영님처럼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짧은 여담 로컬턴 마지막 밤, 마을 방범대 활동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국장님이 참가자 전원을 트럭에 태워주셨습니다. "지금 아니면 못 할 경험"이라며. 밤바람을 맞으며 하늘 가득한 별을 봤던 그 순간을, 혜영님은 청춘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다고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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